우리 집 감기 상비약! 감기가 뚝 떨어지는 배숙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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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10-28
내용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면서 맑고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와 함께 일교차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교차가 크게 나는 원인은 하늘이 맑고 대기가 안정하며 역전층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감기인데요. 

코시국에 감기는 자칫 의심받기 쉬우니, 더 조심해야 합니다. 
감기가 우리 몸에서 장기 숙박(?)을 하기 전에, 뜨끈하고 달콤한 백숙으로 몰아내겠습니다.



지난 추석 선물로 받은 올해 수확한 배입니다. 과일은 과일답게 먹을 때가 가장 맛있기에, 먹기 좋게 잘라서 디저트로 온 가족이 즐겨 먹습니다. 배는 삼한 시대와 신라의 문헌에도 기록돼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과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달콤함이 일품인 배는 갈증이나 숙취가 심할 때 간과장의 활동을 촉진시켜 체내의 알코올 성분을 해독시켜 줍니다. 그래서 술을 마신 다음 날 해장을 위해 갈아 만든 배 음료를 찾았나 봅니다.

또한, 배에는 루테올린 성분이 풍부해 감기 예방은 물론 기침, 가래, 기관지염, 천식 예방에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배는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당분과 유기 아미노산, 체내 열을 식히는 카테킨과 알부민,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타닌, 피부 보습에 좋은 아스파라긴산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참, 고기를 재울 때 배를 넣기도 하는데, 이는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연육 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먹어도 좋지만, 감기가 왔음이 느껴질 때는 배숙으로 과일이 아닌 약으로 먹어요.

뜨끈하고 달큼한 배숙 만들기

▶재료: 배 1개, 생강 1개, 대추 6개, 올리고당 2 큰 술

① 배숙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재료부터 준비해야겠죠. 마트로 달려가야 하지만, 이번에는 본가를 찾았습니다. 일교차가 심해지는 요맘때가 되면 가족들을 위해 어머니는 늘 배숙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엄마 찬스(?) 없이 나 홀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대신 재료만 빌려 가겠습니다.


② 대추를 씨를 빼고, 생강과 함께 채를 썰어주세요. 
대추 씨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돌려 깎기를 해야 하는데, 요리 초보자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본가에 대추 차용으로 만들어둔 채를 썬 대추가 있어 이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③ 어찌 보면 배숙은 빠네 파스타와 비슷하다 할 수 있어요. 
빠네는 빵이 그릇이 되지만, 배숙은 배가 그릇이 됩니다. 먼저 뚜껑을 만들기 위해 배 윗부분을 자릅니다.



④ 배숙을 만드는데 핵심은 바로 지금입니다. 배의 안쪽에 있는 속살을 파내야 하는데, 
가운데 있는 심 부분이 단단해서 제거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다 배에 구멍이 나면, 도루묵이 되니 신중에 신중을 기해 작업을 했습니다.

⑤ 파낸 배 속살은 잘게 썰어서 다시 배 안으로 넣습니다.

⑥ 아까 썰어둔 생강과 대추도 넣어 준 후, 올리고당(혹은 꿀)을 1~2 큰 술 넣으면 됩니다.


⑦ 배 뚜껑을 덮어 주시고 냄비 안에 삼발이 찜기를 넣고 물은 찜기 바닥에 닿을 정도로 부어주세요. 배숙을 만들 때 배에서 진국(?)이 넘칠 수 있으니 배를 담을 그릇도 준비합니다.

⑧ 삼발이 찜기 위에 배를 올렸는데, 아뿔싸 냄비가 작아서 뚜껑이 덮이지 않네요. 하는 수없이 삼발이 찜기를 걷어내고, 찜이 아닌 중탕으로 경로를 변경했습니다. 본가에서 재료를 챙겨올 때, 커다란 냄비도 가져와야 했는데 미처 생각을 못 했습니다.

⑨ 배 크기에 따라 30~60분 정도 소요가 된다고 하는데, 저는 40분 중탕하고 10분 동안 뜸을 들였습니다. 그릇이 너무 뜨거워서 꺼내지 못했다는 거, 안 비밀입니다.

배숙은 건더기가 아니라 국물이 핵심입니다. 은은하게 감도는 생강과 대추의 향이 맛을 더 돋워줍니다. 자고로 약은 쓴 법인데, 배숙은 달달함 한도 초과입니다. 국물이 진국이긴 하지만, 생강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먹어도 됩니다. 오래 끓여서 물렁물렁해진 배를 숟가락으로 긁어서 먹으면, 생으로 먹을 때 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배숙을 몰랐을 때는 감기약을 달고 살았는데, 지금은 감기가 왔다 싶으면 배부터 찾습니다. 배숙의 뜨끈하고 달큼한 국물은 칼칼한 목을 부드럽게 감싸주며 기관지를 보호해 줍니다. 더불어 면역력도 높여주니, 일교차가 큰 요맘때 배숙은 우리 집 감기 상비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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