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깨우는 반전의 맛: 무한상상 미식의 즐거움, 신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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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8-08
내용

때로는 맛있는 음식 한입에 세상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찰 때가 있습니다.

여름엔 귀밑이 저릿저릿하도록 시큼한 청량음료 한 잔에 한여름 무더위도 서늘해지죠.
음식 속에 든 산미는 잠들어 있는 온몸의 세포를 깨우고 상상 이상의 맛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익숙한 요리에도 반전의 묘미를 주는 신맛 음식 속으로 함께 떠나요!



참고
『요리의 방점, 경이로운 신맛』 최낙언, 헬스레터, 2021. 
『한상준의 식초 예찬』 한상준, 헬스레터, 2018.
농사로(www.nongsaro.go.kr)







신맛, 음식의 맛을 생동감 있게 만든다


인간이 느끼는 5가지 미각 중 ‘신맛’은 사람들의 호불호가 가장 많이 나뉩니다. 특유의 톡 쏘는 맛 때문에 신맛 하나만을 놓고 봤을 때 선호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지요. 하지만 신맛은 때로는 무료하고 밋밋한 입맛에 기분 좋은 청량감을 더해줘요. 음식에 뿌려지고 더해지면 여러 가지 맛과 섞이면서 음식 맛을 풍성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맛과 맛 사이에서 생동감을 주지요. 신맛은 입 안에 침을 고이게 하는데, 침은 소화를 도와 맛을 잘 느끼는 데 도움을 줍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을 뿐, 신맛은 음식을 씹고 삼키는 과정에서 입맛을 돋우고, 음식에 인상을 주는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한 방울로도 요리의 품격이 달라지는 조미료, 식초


‘신맛’이라는 하나의 맛으로는 다 소개하지 못할 만큼 다양한 매력을 지닌 것이 식초입니다. 신맛을 내는 대표적인 조미료인 식초는 거의 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사용되어 왔어요. 식초는 알코올에서 초산균이 발효하여 만들어져요. 서양에서는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우연히 얻은 것이 식초이기 때문에 프랑스어인 ‘와인(Vin)’과 ‘시다(Aigre)’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식초(Vinegar)’라고 했지요. 술로 만들 수 있는 재료라면 무엇이든 식초가 될 수 있어 식초는 맛과 향이 다양해요. 또한 보존성도 높아 식초가 포함된 식품은 부패균의 증식이 억제되어 보관이 용이하지요. 바빌로니아인들은 기원전 5,000년에 이미 식초를 제조해 조미료로 사용하고, 식품의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식초는 합성식초와 양조식초로 나뉘는데, 요리에 넣거나 음료로 활용하는 양조식초는 주로 곡물이나 과일의 발효를 통해 얻어져요. 양조식초는 정제된 알코올을 넣어 인위적 방식으로 빠르게 발효시키는 주정발효 식초와 인위적 첨가물 없이 오랜 기간 발효시키는 천연발효 식초로 나뉘지요. 


서양에서 주로 먹는 발사믹 식초는 포도를 초산 발효시킨 후 나무통에서 숙성시켜 특유의 풍미가 나 서양의 여러 요리에 잘 어울리는 맛과 향을 가졌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쌀, 현미, 수수, 보리 등의 곡물을 주재료로 하는 곡물식초를 사용합니다. 쌀식초의 경우 쌀에 누룩이나 입국 등의 효모를 넣어 제조하여 곡물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은은한 산미가 특징이에요. 현미식초, 사과식초, 감식초 등 재료의 향을 
품은 다양한 식초들은 음식에 감미로운 맛을 내는 역할을 하며, 물과 희석하여 음료로도 활용됩니다.


‘전통 발효식초’는 2022년 소비공감 겨울호 <대한민국 식품명인> 편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감칠맛을 더하는 새콤달콤한 맛, 절임장


음식의 감칠맛을 더하는 조미료 중 절임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설탕 또는 식초에 채소를 숙성시킨 후 걸러낸 농축액을 음식의 조미료로 활용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여름 갓 수확한 매실을 설탕에 절인 매실청을 만들어서 각종 요리에 감초처럼 사용해요. 매실청은 매실의 신맛이 녹아들어 새콤달콤한 맛을 내 요리의 감칠맛을 살려주고, 잡내를 없애 음식의 맛을 높여주지요. 보통 청매실에 설탕이나 올리고당 등을 넣어 3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농축액을 여러 가지 양념장을 만들 때는 물론, 무침 요리, 볶음 요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매실청은 조미료뿐만 아니라 약재로도 사용됐어요.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이 풍부해 위장 운동을 활성화하여 소화를 돕습니다. 매실청과 물을 1:3 비율로 섞은 매실 음료는 소화를 돕고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는 데 좋아요.


매실청뿐만 아니라, 신맛을 내는 과일인 유자, 감귤 등으로 만든 유자청, 감귤청 등은 여름 내내 청량감을 주는 음료로 만들어 먹기에 좋아요. 유자, 감귤 등의 과일은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되어 피로 해소에도 효과적이지요.






입맛을 돋워주는 산뜻한 맛, 장아찌


장아찌는 채소를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 등에 절여 숙성시켜 먹는 음식이에요. 주로 제철에 많이 나는 과채로 만드는 저장 음식으로, 싱싱하고 건강한 채소의 좋은 신맛을 즐기는 방법이지요. 명이, 두릅, 매실, 오이, 무 등은 새콤하게 입맛을 살리는 장아찌로 만들기에 좋은 과채입니다. 밑반찬으로 만들어 두면 맵고 짠 반찬들 사이에서 맛의 균형을 유지해 줘요. 장아찌의 초절임 물은 보통 진간장 1, 식초 1, 설탕 1, 물 0.5의 비율로 섞어서 만듭니다.






시고 건강한 발효 음료, 콤부차


콤부차(Kombucha)는 국내에서는 최근 들어 주목받는 건강 음료이지만 그 역사는 길어요.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국 최초로 통일 제국을 이룩했던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매일 마셨던 차 중 하나라고 전해집니다. 콤부차는 홍차 버섯을 배양해 찻물에 넣고 발효시킨 음료입니다. 홍차 버섯은 버섯이 아니라 버섯 모양의 미생물 덩어리인데, 이 미생물이 홍차와 녹차 등 당분이 포함된 다양한 차를 발효시켜 유기산이 풍부한 발효차로 만들어 줘요. 새콤달콤한 맛에 각종 유기산이 풍부해 19세기 말에 러시아와 유럽에 널리 퍼지며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고, 21세기 들어서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마신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어요.


콤부차에는 글루쿠론산(GA)이 풍부해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노화를 방지합니다. 또한 피로 해소와 면역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콤부차는 냉장 보관하면서 평상시에 차로 마시거나, 식후 디저트 음료로도 좋아요.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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