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 '맹방유채꽃마을' 달콤함을 누리는 특별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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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7-31
내용

꽃은 저마다 새로운 계절을 몰고 옵니다.

벚꽃은 봄, 수국은 여름, 메밀꽃은 가을, 동백꽃은 겨울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의 계절이 있습니다. 유채꽃 필 무렵입니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시간, 노란 빛깔 바다를 이루는 맹방유채꽃마을을 찾았습니다.



삼색 황홀경이 펼쳐치는 곳


너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동해안 해안도로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고성과 삼척을 잇는 7번 국도는 시선이 닿는 데마다 절경을 자아내 ‘낭만가도’라 이름 붙었지요. 한 폭의 그림 같은 길을 따라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 순간 다채로운 색의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분홍의 벚꽃과 노랑의 유채꽃 그리고 푸른 바다가 맞닿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켜켜이 쌓인 삼색 황홀경을 따라 들어가니 맹방유채꽃마을이 모습을 드러냈어요. 수줍은 듯 고요해 보이지만 매년 4월이면 유채꽃 축제가 열려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죠. 푸른 바다와 새하얀 모래, 우직한 해송 옆 가지런히 핀 유채꽃을 품고 있는 풍경은 강원도 땅에서도 오직 맹방유채꽃마을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과 화합하는 축제의 장

걸음을 옮겨 유채꽃밭으로 향하는 길. 흐드러지게 핀 꽃 사이로 연신 셔터음이 들려옵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포토존이에요. 가족, 연인, 친구 너 나 할 것 없이 노란빛 정취를 담느라 분주합니다. 유채꽃 사이사이로 갈라진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봄의 따스함이 오롯이 느껴집니다. 맹방유채꽃마을은 매년 30만 명이 찾을 정도로 북적이는 명소가 되었지만, 처음부터 관광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마을은 아닙니다. 유채꽃 기름을 얻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하나둘 심기 시작한 유채꽃이 나중에는 맹방리 마을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된 것이죠. 시원한 동해의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절경을 보기 위해 매년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삼척시는 2002년부터 축제를 기획하며 7.2ha에 이르는 지금의 유채꽃밭을 조성했어요.


올해로 19회를 맞는 맹방유채꽃축제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깁니다. 비눗방울 불기, 페이스페인팅 등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상설로 열리고, 자전거 하이킹, 걷기대회는 봄의 정취를 찾아온 상춘객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지요.




철 따라 즐기는 흥미로운 체험


동해의 해풍과 함께 자란 딸기는 맹방유채꽃마을을 대표하는 특산물입니다. 풍부한 일조량과 해풍으로 딸기가 자라기에 알맞은 기후여서 단맛을 한껏 머금고 있지요. 딸기를 재료로 한 딸기쿠키, 딸기비누, 딸기청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입니다.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 들러 500g 용기에 딸기를 마음껏 담을 수 있는데, 농약을 뿌리지 않고 키워서 그 자리에서 똑 따서 바로 맛볼 수 있어요. 마침 맹방초등학교 학생들이 딸기 수확 체험을 나와 딸기밭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달콤한 딸기를 입 안 가득 물고, 하얗게 핀 딸기꽃 내음을 맡으며 자연 속에 동화되는 아이들을 보니 시나브로 동심에 젖어듭니다.


맹방유채꽃마을은 유채꽃이 만발하는 봄뿐만 아니라, 사계절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곳이에요. 우리나라의 주요 해수욕장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맹방해수욕장이 인근에 있어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때문이죠. 마을 주민들은 해수욕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언제라도 들러 즐길 수 있도록 여름에는 감자 피자 만들기, 가을에는 고구마 찹쌀 경단 만들기, 겨울에는 김치 담그기 등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누구든 반기겠다는, 마을 주민들의 세심한 배려와 정성이 돋보입니다.



맹방 유채꽃마을 체험 프로그램



4~5월 | 딸기 수확, 딸기쿠키 만들기, 딸기청 만들기

천적 곤충을 활용한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하는 딸기를 직접 따고,

딸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보는 체험.



6~8월 | 양파 수확, 감자 수확

농가에서 재배하는 양파와 감자를 수확하고, 양파 장아찌, 감자 피자 등의 요리를 해보는 체험.



9~10월 | 고구마 수확

삽과 호미를 들고 한 알 두 알 고구마를 캐고,

찐고구마, 고구마빵 등의 맛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11~12월 | 고추장 만들기, 김치 담그기

고춧가루와 찹쌀, 조청을 이용한 전통 고추장을 만들고,

가을에 수확한 쪽파를 활용해 시원한 김치를 담그는 체험.


※ 체험 프로그램은 사전에 전화 문의를 통해 예약해야 합니다.

※ 문의 070-4118-0105



'사람 사는 맛' 나는 정겨운 마을 


시원한 바람 따라 일렁이는 유채꽃을 먼발치에서 보고 있자면 ‘자연이 다했다’ 생각이 들지만, 사실 지금의 맹방유채꽃마을을 있게 한 건 팔 할이 사람이지요. 매년 봄마다 진행하는 유채꽃 행사를 위해 마을 주민들은 추운 겨울부터 꽃을 심기 시작합니다. 유채꽃밭에서 바다로 향하는 길목에는 관광객들이 휴양을 즐길 수 있도록 마을 펜션도 조성했어요. 본업도 아니건만 마을 일이라면 열 일 제쳐 두고 모두가 열심입니다. 마을 주민들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을 인정받아 2014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자원분야 사업 전국평가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길을 걷다 만나는 마을 주민들은 누구든 반갑게 인사하고, 미소를 건네 기분이 절로 좋아져요.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사람 향기는 만 리를 간다고 했습니다. 곱씹을수록 느껴지는 ‘사람 사는 맛’에 정겨움이 배가 되고, 사람의 향기가 끝없이 퍼집니다. 그리고 그 향기 속에는 마을 사람들의 인품과 배려가 담겨있습니다.


각박한 세상 속 아름다움이 꽃향기가 되어 맴도는 곳, 맹방유채꽃마을에서의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주변 가볼 만한 곳


유채꽃밭 너머 푸른 바다가 보이는 모래사장을 따라 내려가면 맹방해수욕장이 보입니다.

맑은 물과 고운 모래가 넓게 펼쳐져 휴양을 즐기기 좋아요.

이곳은 BTS의  앨범 재킷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관광객들이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소품은 그대로 남겨 두었어요.

옆에는 해송이 우거진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입니다.


※ 맹방유채꽃마을에서 차량 10분, 도보 30분
※ 무료 주차 가능

글 차주익 사진 박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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