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은 죄가 없다! 단맛, 제대로 알고 바르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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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7-31
내용

현대인의 고질병인 비만, 당뇨의 원인인 당.

정부와 기관이 나서서 당 섭취를 제한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당은 건강의 주적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당은 엄연히 우리 몸의 에너지원. 당 없이 살 수 있을까요?

당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당은 뇌 활동에 관여한다 


어느 때부턴가 가장 중요한 영양소 중 하나인 탄수화물이 먹으면 안 되는 것처럼 외면받고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단순당과 다당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총칭하여 대개 ‘당’이라고 불러요. 당 섭취량을 줄이고 지방 섭취량을 높이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케토 다이어트(Ketogenic Diet)라고 불린다)의 유행과 당뇨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탄수화물의 섭취를 극단적으로 피하는 것이죠. 서점과 미디어에도 이에 대한 책과 정보가 넘치고 ‘케토’를 앞에 달고 나오는 상품들도 늘어나면서 진료실에서도 ‘케토’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고 움직이는 모든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데 가장 중요한 영양소가 바로 당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무엇보다도 우리의 뇌 활동에는 당이 필수적이에요. 그래서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할 경우 부족한 당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분해하여 만들어진 ‘케톤(Ketone)’을 사용하다 보니 종종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멍한 느낌(Foggy Brain)을 호소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심할 경우 무기력함, 우울감이 생기기도 하죠. 본인은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고 피로감과 우울감, 뇌기능 저하로 진료실을 찾았다가 종종 발견되곤 합니다.


한편, 주된 에너지원인 당이 부족하다 보니 지방에 이어 단백질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근육량이 줄어들어 오히려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이 됩니다. 단기간에는 살이 빠지는 것 같지만 수개월 후에는 더 살이 찌는 요요현상의 원인이기도 되기도 해요. 그러므로 당을 무조건 금할 것이 아니라, 어떤 당을 먹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한 당과 나쁜 당, 바로 알고 먹자


모든 당이 인체에 똑같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섭취했을 때 혈당을 높이는 속도와 정도, 이에 따른 인슐린 호르몬의 반응, 복부 비만이나 지방간을 만드는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건강한 당과 나쁜 당이라는 쉬운 표현으로 당의 종류를 이해해 볼 수 있어요.


나쁜 당은 체내 흡수가 빠른 단순당이 이에 해당하는데, 섭취했을 때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 때문에 당을 조절하는 인슐린도 급격히 분비되고 이로 인해 우리 몸에는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여 복부에 지방이 쌓입니다. 더 심해지면 내장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지요. 가공식품과 빵, 음식 조리에 사용하는 설탕, 음료수나 시럽에 들어가는 액상과당, 밀가루와 흰 쌀과 같은 정제 곡류 등이 포함됩니다.


이와 반대로 건강한 당은 흡수가 느린 저항성 전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복합당으로, 섭취했을 때 혈당을 서서히 높이기 때문에 인슐린도 완만하게 분비되어 복부 비만과 지방간, 염증을 오히려 예방해요. 현미, 보리와 같은 통곡, 검은콩, 완두콩 등의 콩류, 고구마, 채소, 버섯, 해조류 등이 포함되지요. 복합당에 든 식이섬유는 다이어트와 변비에 도움이 되며 콜레스테롤 흡수를 느리게 하여 고지혈증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비만과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가공식품


단순당이 순당이 건강에 미치는 문제점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단순당의 섭취량을 하루 소비 열량의 10% 이하, 약 50g 이하로 권고하고 있어요. 이는 티스푼으로 12개 정도의 양으로, 식품 조리 시에 들어가는 설탕과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섭취 시에 먹게 되는 당, 과일의 당류를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콜라 1캔당 대략 27g, 오렌지주스에 약 20g의 설탕이 들어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탕이나 젤리, 도넛, 초콜릿, 아이스크림, 과자, 탄산음료를 몇 개만 먹어도 단순당의 하루 권고량을 훌쩍 넘는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지요. 특히 음료수에는 당 함유량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고 액상과당 형태여서 체내 흡수도 빨라, 남는 과당은 바로 지방으로 전환되어 몸에 쌓이고 중성지방, 요산과 같은 여러 부산물을 생성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의 주범이 음료수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이 있다면 음료수를 자주 먹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어요.




건강하게 당을 섭취하는 3가지 방법


그러므로 단맛이 강하지 않아도 당분이 많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과일주스를 포함한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대신 가공되지 않은 천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당 섭취를 위한 첫 번째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당분이 많은 사과주스 대신 사과를 먹으면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여 당의 흡수가 느려져 혈당이 많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흔히 ‘무가당’, ‘무설탕’ 음료라고 해도 당이 별도로 첨가되지 않았을 뿐, 식품 자체에 당분이 충분히 많거나, 설탕에 준하는 대체 감미료인 아스파탐 등이 들어 있을 수 있어요. 블루베리나 딸기 등의 베리류 과일은 다른 과일에 비해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아 당뇨 환자들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음식을 조리할 때 최대한 식품 자체의 단맛을 이용하고, 추가하는 당의 양을 줄이는 것입니다. 올리고당, 꿀, 매실청 등은 흰 설탕보다는 건강한 식품이지만, 이들도 단순당이므로 양을 줄여서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양파, 배, 파인애플, 바나나 같은 과일이나 채소의 천연의 단맛은 설탕보다 감미도가 1.5배 높으므로 적은 양으로 단맛을 내기에 좋아요.


세 번째는 식사할 때 음식을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 것입니다. 천천히 오래 씹으면 음식물 속의 복합당이 단순당으로 바뀌어 단맛이 나며 식사를 하는 동안 포만감이 느껴져 당분 섭취량을 줄일 수 있어요.



당을 ‘그만’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고 단맛도 즐길 수 있는 방법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글 이경미(가정의학과 전문의, 차움 푸드테라피 만성염증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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