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실, 장기입원실, 퇴원대기실… 서울에 ‘반려식물병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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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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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반려식물’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시립반려식물병원이 생긴다. 코로나 이후 집 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난 트렌드(유행)를 반영한 것이다. 서울에 공공 반려식물병원이 생기는 것은 처음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립반려식물병원은 2024년 문을 열 계획이다. 병든 식물을 가지고 가면 무료로 병을 진단하고 최장 3개월까지 맡아 치료해 주는 시설이다. 식물보호기사 국가자격증을 가진 직원이 식물을 돌본다. 반려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수업도 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지는 공원이나 도서관 등 시민들이 찾기 편한 곳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려식물병원은 330㎡(약 100평) 크기의 유리 온실 형태로 조성한다. 시 관계자는 “반응이 좋으면 2026년까지 규모를 3배(990㎡)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내년에 강남구 내곡동 농업기술센터에서 시범 사업을 먼저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시내 25개 구에는 2026년까지 ‘반려식물클리닉’을 각각 한 곳씩 세울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반려식물병원이 시립병원이라면 반려식물클리닉은 구립보건소 개념”이라고 했다. 반려식물클리닉도 내년에 4곳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린다.

코로나 이후 집 안에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관엽식물과 난(蘭)의 경매 거래액은 2019년 498억원에서 지난해 559억원으로 12% 증가했다. 관엽식물은 실내에서 관상용이나 공기정화용으로 키우기 좋은 고무나무, 율마, 몬스테라 등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반려식물은 반려동물에 비해 키우는 비용이 적게 들고 ‘플랜테리어(planterior·식물과 인테리어의 합성어)’ 용도로도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했다.

식물을 반려동물처럼 치료해 주는 사람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서울시는 분석했다. 공공 반려식물병원으로서 2013년 서울보다 먼저 문을 연 대전시청 ‘화분병원’의 방문자 수는 2019년 2064명에서 지난해 3025명으로 47%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식물은 병들면 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치료해서 계속 기르려고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나해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식물도 반려동물처럼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생명체”라며 “애정을 쏟은 식물이 잘 자라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최종석·장근욱 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2/10/18/H36DXQG5MNC4JPIEAWR4I5ZKVY/?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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