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기부하면 세액공제-답례품… 지자체는 재정 확충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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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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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1일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전면 실시된다. 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다른 지자체에 기부하면 기부금을 세액공제받을 수 있고 덤으로 답례품까지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인구가 줄면서 소멸 위협에 시달리는 지자체도 도울 수 있다. 지자체는 모아진 기부금을 지역 주민 복지 등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내 고향 돕자”… 세액공제에 답례품까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거주지 외의 지자체에 기부하면 10만 원까지 세액을 전액 공제(초과분은 16.5%)해 준다. 지자체는 기부액의 30% 범위 내에서 답례품을 줄 수 있다. 10만 원을 기부할 경우 13만 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20만 원을 기부할 경우에는 11만6500원을 공제받고 6만 원어치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기부 가능액은 500만 원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인구 감소로 열악해진 지방 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가 많이 유출된 지역일수록 출향민 수가 많기 때문에 더 많은 기부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연구원 전지성 박사는 “각 광역단체의 출향민 수와 기부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계산할 때 연 1조6883억 원가량의 세수가 지방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산품 홍보 계기… 과열 경쟁 우려도

제도를 활용하면 기부자에게 답례품을 주면서 지역 특산품을 널리 홍보하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자체 고향사랑기부제 담당자에게 공개한 조례 예시안을 보면 답례품으로는 해당 지자체에서 생산하거나 채취된 농·축·수·임산물 또는 지자체 내 기업이 생산·제조한 물품을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게 했다.

비거주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을 홍보하고,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기부처 등에 대한 스토리를 발굴하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본의 경우 재해 복구 비용을 모으거나 지자체 관현악단 콘서트 비용을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기부받고 관람 티켓을 답례품으로 보내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일본의 경우 지자체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고가의 전자제품 등을 답례품으로 주는 사례가 생기기도 했다. 행안부는 이에 전기·전자기기, 골프용품 및 사행성이 높은 경마장 입장권 등은 답례품으로 줄 수 없도록 했다. 기부금의 30% 이내로 답례품을 제한한 것도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강압적으로 모금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별적으로 전화나 편지를 보내며 모금하는 것을 제한했고 그 대신 매체 광고 등을 활용하도록 했다. 개인에게 기부 및 모금을 강요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는 등 처벌 조항도 마련했다.

행안부는 법제처 심사를 거쳐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다음 달에 공포할 예정이다. 전국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온라인 기부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잘 정착한다면 고향에 대한 기부 문화를 확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족한 지방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2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에는 고향사랑기부제 특별관이 설치된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모의 기부 체험도 가능하다.

에이팜쇼는 이달 24∼26일 ‘청년과 함께하는 스마트 농업, 애그테크로 여는 미래 일자리’를 주제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다. 현장의 고향사랑특별관을 방문한 뒤 기부를 원하는 지자체 모금함에 ‘10만 원’이라고 적힌 모의 티켓을 넣으면 기부액의 30%인 ‘3만 원 상당’이라고 적힌 모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기부액이 가장 많이 모인 지자체에 기부한 방문객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의 특산물을 추석 선물로 배송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24∼26일 행사 기간 동안 매일 10명씩 선정해 선물을 준다.

전북도의 경우 고향사랑특별관에서 직접 부스를 운영한다. 답례품으로 활용한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기부 상담도 한다. 인천(신한은행 에스버드), 대전(하나시티즌), 청주(KB국민은행 스타즈), 아산(우리은행 우리WON) 등 지역에 기반을 둔 4개 금융사 스포츠단은 고향사랑기부제 응원 공간을 마련했다. 자세한 행사 내용은 24일부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일보 사지원 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22/1150768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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