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져도 판다…수입맥주 할인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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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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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열풍에 고전했던 수입맥주가 저가 공세로 반격에 나섰다. 초특가 행사로 하루 판매량 신기록을 세우고 지점당 발주량을 조절할 정도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내리막을 걷던 점유율도 반등했다. 고객 발길을 잡기 위한 편의점의 전략과 전성기를 되찾아야 하는 수입맥주업계의 노림수가 맞아떨어지며 당분간 '할인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CU에 따르면 버드와이저가 10여년 만에 편의점 맥주 매출 1위에 올랐다. 부동의 1위였던 카스(500ml 캔)를 매출 순위 24위(6월 기준)였던 버드와이저가 밀어냈다. 7월 한 달 간 매주 금·토·일요일에만 740ml 대용량 버드와이저 제품을 5캔 1만원에 판매하는 '비어데이' 행사를 연 덕분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4캔(500ml) 1만1000원에 판매하는 편의점 수입맥주 구성에 비해 2배 이상 저렴한 것이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말 동안 버드와이저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고 지난 15일 하루 판매량이 34만개에 달했다. 역대 최고 판매였다. CU는 버드와이저 발주 수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지점당 3입 패키지의 발주 수량을 하루 5개로 제한했다. 신속한 공급을 위해 이번 주부터 재포장이 불필요한 15입 박스 단위 상품도 추가로 팔고 있다. CU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짠테크 소비 성향이 높아지면서 입소문만으로 판매가 급증했다"며 "버드와이저 행사는 7월까지 예정돼 있지만 현재 반응이 좋아 다른 제품들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GS25도 지난달 금·토·일요일에만 수입맥주 4캔을 78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벌였다. 버드와이저, 스텔라, 호가든, 칭따오드래프트, 써머스비, 파울바이스 등이 대상이었다. 1664블랑, 칭따오 등 6캔 팩을 1만1700원에 판매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역시 입소문이 퍼지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여름 성수기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수입맥주 업계는 역마진을 감수하며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수입맥주는 2010년대 중반 4캔 1만원 행사를 시작으로 편의점 수입맥주 붐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2018년 이후 일본맥주 불매운동과 수제맥주 열풍으로 시장을 잃었다. 한 편의점에 따르면 2018년 전체 맥주 판매량 가운데 60.4%에 달했던 수입맥주 비중은 올 상반기 39.4%로 급락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물량공세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6~7월 할인 공세의 효과로 점유율도 높아졌다. 7월 들어 20일까지 수입맥주 판매 비중은 43.8%로 상반기 대비 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도 이익을 거의 남기지 않고 경쟁사 차별화 상품이나 미끼 상품으로 할인 행사를 기획했고 수입맥주 업체들은 마이너스를 보면서 납품하는 구조"라며 "점유율 확대 차원에서 수입맥주 할인 마케팅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72123001418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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