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식단 처방하는 시대…'식품업계 테슬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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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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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테크 혁명 (上) ◆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이 14일 매일경제TV가 개국 10주년을 맞이해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개최한 `어게인, 아그리젠토 코리아: 푸드테크 혁명`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박형기 기자]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그가 세계 1위 부호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겉으로만 보면 전기차를 성공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지만 자세히 보면 다른 게 보인다. 그는 인터넷으로 어떻게 사람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을지(Zip2, X.com), 친환경에너지로 어떻게 세상을 더 좋게 만들지(테슬라, 솔라시티, 하이퍼루프), 지구의 한계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스페이스X), 인공지능(AI)으로 어떻게 인류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을지(OepnAI)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뛰었던 것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은 "머스크가 단순히 비즈니스를 하려고 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가 위대한 것은 사회에 미칠 긍정적 영향력, 이른바 '소셜 임팩트'를 위해 남이 상상하지 못하던 것을 먼저 생각해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머스크처럼 상상력을 통해 남이 하지 않았던 것을 실행에 옮기는 게 바로 창발(創發)"이라며 "지금 전 세계 식품 업계에서도 창발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핵심에 바로 푸드테크 산업이 있다"고 강조했다.


◆ 푸드테크 기업의 엄청난 미래가치


미국 아마존은 전 세계 매출 1위 기업인 월마트보다 기업가치가 무려 5배나 더 크다. 아마존이 월마트 가치를 넘어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바로 AI 비서인 알렉사다. 여기에 더해 오프라인 유통에 머물러 있던 월마트와 달리 모바일 쇼핑몰을 기반으로 식품 유통의 혁명을 가져온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아마존은 카트에 물건을 담기만 하면 바로 결제가 되는 아마존 프레시를 선보이는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새로운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며 "전통적 식품·유통 업체가 아무리 많은 매출을 올린다 해도 기업가치 면에서 푸드테크 기업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은 바로 미래 경쟁력의 차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달의민족·마켓컬리·트릿지·프레시지·그린랩스처럼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푸드테크 기업의 기업가치가 매출액의 몇 배에서 십수 배에 달하는 것은 CJ제일제당·대상·동원·풀무원 같은 식품 대기업보다 미래 잠재력이 더 크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삼성전자·현대차도 푸드테크 행보


푸드테크 산업의 새로운 성장 잠재력은 우리나라 대기업까지 움직이게 만들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같은 식품과 아무 관련이 없는 대기업도 이제는 푸드테크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식품기업과 협업해 '비스포크 큐커'라는 스마트 조리기기를 출시했다. 여기에 비브랩스·플런티·케이엔진과 같은 AI 기업을 인수해 향후 푸드테크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푸드테크 산업이 앞으로 개인 맞춤형 식품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테슬라보다 전기차를 늦게 시작했지만 로봇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현대차가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도 투자하지 않았느냐"며 "푸드테크 밸류체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푸드 딜리버리 산업의 핵심이 모빌리티라는 점에서 현대차 행보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다가오는 개인 맞춤형 식품 시대


푸드테크 산업의 종착역은 개인 맞춤형 식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부터 빅데이터·바이오까지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하면 개개인의 상황별 수요에 맞는 '맞춤형 식품 서비스'가 일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생체 정보부터 선호 정보까지 입력되면 그에게 맞는 맞춤식 전략이 도출되고 그 전략에 따라 AI가 추천 알고리즘으로 맞춤 식단과 운동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제품이나 레시피 추천 서비스까지 활성화하면 새로운 소비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이 교수는 "고령화사회가 심화될수록 헬스케어가 식품에 접목되는 추세가 강화될 것"이라며 "개인 맞춤형 식품을 처방하는 능력 면에서는 의사·약사·영양사보다 데이터와 AI의 힘을 빌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정혁훈기자


출처: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2/06/520764/

썸네일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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