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까지 주문한다는데"…새벽배송, 3년새 5배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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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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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편되는 새벽배송 시장 ◆


오아시스마켓 물류창고에서 직원들이 새벽배송할 신선식품들을 분류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유통사 중 유일한 흑자 회사다. 킴스클럽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새벽배송 진출을 위해 최근 오아시스 지분 3%를 확보했다. [사진 제공 = 오아시스마켓]

절대강자가 없는 새벽배송 시장 전쟁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전통의 유통 공룡 롯데와 편의점업계 1위 BGF가 야심 차게 새벽배송 시장 석권에 나섰으나, 고배를 마시고 최근 사업에서 철수했다. 마켓컬리,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 새벽배송 회사들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양대 산맥인 쿠팡은 눈 깜짝할 새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 1위인 네이버도 올해 하반기부터 새벽배송에 참전한다.


19일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내년에는 11조9000억원으로 5배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젊은 세대는 물론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를 꺼리던 5060세대까지 새벽배송을 경험하며 소비자의 신선식품 구매 패턴이 바뀐 게 한몫했다.


이처럼 새백배송 시장이 급성장 추세를 보이자 스타트업은 물론 전통의 유통업체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최근 이랜드리테일은 새벽배송에서 유일한 흑자 회사인 오아시스마켓 지분 3%를 확보했다. 오아시스마켓의 배송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흑자를 내는 새벽배송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이랜드리테일은 전국 30여 개 오프라인 식품 전문 할인매장 '킴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50% 증가한 3570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다. 이는 2018년 3억원, 2019년 10억원, 2020년 97억원에 이은 연속 흑자다. 회사는 경기도 성남시와 의왕시에 하루 최대 3만건을 배송할 수 있는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을 통해 판매되지 않은 재고를 전국 50여 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해 재고 폐기율을 낮춘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보낸 상품은 할인 등을 적용해 판매되기 때문에 다시 재고가 될 가능성이 낮다. 게다가 하루에 두 번 사용할 양의 물류만 들여 모든 재고를 매장에 진열하는 형태로, 재고를 보관할 창고 임대 비용이 별도로 발생하지 않는다.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네이버는 올해 하반기부터 육아, 생필품 등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새벽배송 테스트를 진행한다. 네이버의 새벽배송 서비스는 CJ대한통운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이뤄진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 경기도 용인시 남사·여주시, 이천시에 풀필먼트센터를 열고 하반기에도 3개 이상의 풀필먼트센터를 추가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SSG닷컴과 협력해 장보기 서비스 내에 새벽배송을 도입했다. 소비자가 밤 12시 이전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SSG닷컴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에서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형태다.


CJ대한통운 물류를 활용한 새벽배송에는 오프라인 유통의 대명사 코스트코도 합류했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는 지난달 30일부터 새벽배송 서비스인 '얼리 모닝 딜리버리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과 수도권(경기·인천) 일부 지역이 대상이다.


온라인에서 5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하고, 오후 5시 전까지 결제를 완료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물건을 무료 배송해준다. CJ대한통운이 배송을 맡고 취급 품목은 과일·채소 등 신선제품, 치즈·버터·우유 등 유제품, 베이컨·소시지 등 가공 육류제품 등으로 한정했다.


GS리테일의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도 새벽배송 신흥 강자다. 서울, 인천, 경기 대부분 지역에서 오후 11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달한다. 지난 5월 새벽배송 주문 건수는 축·수산,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지난해 월평균 건수 대비 8배 증가했다. GS프레시몰은 고객이 증가하면서 새벽배송 상품 라인업을 기존 대비 2.5배 규모로 확대해 상품 수를 1만5000여 종으로 대폭 늘렸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지만 새백배송 시장이 당장 레드오션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달걀, 채소, 육류 등 신선식품을 포함한 전체 음식료 온라인 시장 규모는 2017년 10조4000억원에서 2021년 32조8000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음식료품 비중은 25.2%로 가전(58.1%), 화장품(39.4%), 패션(31.7%) 등에 크게 못 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 성장성이 크기 때문에 유통 기업 모두가 시장에 노크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새벽배송은 높은 폐기율과 함께 재고 관리 비용이 많이 들고, 배송 인건비가 주간보다 2배는 더 들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게다가 최근 물류비 상승 여파에 시장에 새로 입성하는 기업이 많아져 시장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사업을 철수하는 기업도 늘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 4월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해당 사업을 접었다. 롯데온은 2020년부터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영업손실 45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57% 커지자 철수 결정을 내렸다. 2018년부터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던 BGF의 헬로네이처도 최근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지난해에만 27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자 서비스를 종료했다.


매일경제 홍성용기자


출처: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2/06/535203/

썸네일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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