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대신 쌀가루"…분질미 상용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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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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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업계가 쌀가루 전용 쌀 품종인 ‘분질미’를 상용화하기 위한 실험에 본격 착수했다. 업계는 성공적인 실험 중간 결과와 소비자 만족도에 힘입어 내년까지 분질미 기반 제품을 개발해 수입 밀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5월 사조동아원·CJ제일제당·SPC 등 식품 업체 6곳에 분질미 약 1톤을 무상 공급했다. 이들 업체는 지원받은 분질미를 기존 설비로 제분하고 제분한 쌀가루를 우동면 등 가공식품에 활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분질미는 쌀가루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쌀이다. 일반 쌀과 달리 전분 구조가 밀처럼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기존 쌀가루보다 밀가루를 대체하기에 낫다. 농식품부는 분질미를 제분한 쌀가루가 상용화돼 밀가루 사용이 줄면 수입 밀 의존도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분질미 상용화를 통해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 약 200만 톤 중 10%를 분질미 제분 쌀가루로 대체하고 밀 자급률을 현재 0.8%에서 2027년 7.9%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반응도 긍정적이다. 사조동아원은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분질미를 기존 밀 제분기로 제분한 결과 문제없이 쌀가루를 생산해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도 “분질미를 제분한 쌀가루를 우동면과 만두피 제조에 활용한 결과 전체 밀가루 함량 중 10%까지 분질미를 혼합해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수입 밀 사용량을 10%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농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분질미 제분 쌀가루를 활용하는 제과·제빵 업체들이 지역 곳곳에 다수 있다”며 “자녀의 건강을 생각하는 주부들과 소화하기 편한 빵을 찾는 고령층이 분질미로 만들어진 빵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가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분질미 제분 쌀가루 가격은 수입 밀 가격보다 약 6배 비쌌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1300원대까지 오른 환율로 수입 밀 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가격은 4~5배 차이 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범용성도 문제다. 대한제과협회는 “분질미를 활용해 구운 과자를 만들어본 결과 다소 텁텁한 식감이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정부가 분질미를 매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등 정책적 지원으로 가격 차이를 극복할 계획”이라며 “이후 재배 면적이 확대되고 품종 개량이 이뤄지면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식품 업계에 분질미 100톤을 무상 지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업계가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제품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곽윤아 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www.sedaily.com/NewsView/268OPAJ0J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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