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저염식? 고염식? 뭐가 좋은 걸까?

추천
등록일
2023-09-15
내용

‘단짠단짠’, ‘맵짠맵짠’ 등 매력적인 음식의 기본은 짠맛입니다.
하지만 짠맛을 구성하는 나트륨에 대해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짠맛, 정확히 알고 바르게 섭취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하상도(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




| 소금과 나트륨에 대한 편견



음식의 짠맛을 내는 주인공은 소금(NaCl)으로, 이 소금의 40%는 나트륨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성인의 일일 소금 섭취량은 5g으로, 나트륨으로 환산하면 2g에 해당합니다(미국과 캐나다는 조금 높은 2.3g을 권장). 그러나 생존에 필요한 1일 최저 소금 섭취량은 0.5~1g에 불과해 현대인들에게는 나트륨 결핍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요즘엔 소금의 과잉 섭취가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소금세(Salt Tax)까지 물리는 나라가 있을 정도이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트륨은 무조건 적게 섭취해야 한다’라거나 ‘짠맛이 나는 식품은 나트륨이 많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 과량 섭취해도, 부족해도 문제



혈액의 0.85%를 차지하는 나트륨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물질입니다. 소금(나트륨)을 과량 섭취하면 고혈압 등 인체에 해를 주지만, 부족해도 문제가 됩니다. 체내 대사에 문제를 일으켜 생명 유지에 어려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불가근(不可近)불가원(不可遠)’의 존재인 소금은 참으로 다루기가 어려운 물질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의사인 앤드루 멘트(Andrew Mente) 교수는 한 연구를 통해 ‘나트륨 과량 섭취 시 고혈압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지만, 혈압이 정상인 사람은 큰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밝인 바 있습니다. 정상인의 경우 소금을 많이 먹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멘트 교수는 나트륨 저감화는 건강한 사람보다는 고혈압이면서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저염 간장, 저염 소금도 주의해서 섭취해야



짠맛 나는 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트륨이 많이 들었다는 생각도 오해입니다. 짠맛과 나트륨 함량이 반드시 비례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최근 짠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트륨 함량을 줄인 저염 간장, 저염 소금 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람의 혀가 짠맛을 느끼도록 해주는 ‘맛 수용체’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나트륨 대신 칼륨 등의 다른 양이온을 통해 짠맛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식품은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칼륨 함량을 높였기 때문에 신부전증 환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합니다.



| 균형 잡힌 나트륨 섭취가 중요



모든 식품이 그렇듯 양(量)이 독(毒)을 만드는 법입니다. 과식하고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지요. 소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금 과잉 섭취의 시대’에 인류가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인류의 목표는 ‘나트륨 섭취량’을 줄여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지 ‘식품 중 나트륨 함량’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트륨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으로 소금을 꼭 써야만 품질과 안전성이 유지되는 식품에까지 저감화를 적용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자주 발생하는 저염 급식 김치의 대규모 식중독 사태도 나트륨 저감화의 부작용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소비자의 올바른 식습관과 나트륨에 대한 인식입니다. 소비자 스스로가 식품 구매 시 ‘나트륨 함량 표시’를 보고 생활 속에서 나트륨 섭취를 조절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첨부파일

댓글쓰기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