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환절기 건강에 딱, 가을 제철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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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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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혜경(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벌써 아침저녁으로 춥다. 이미 올가을부터 독감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거기다 여전한 펜데믹 상황으로 올겨울이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이 가을, 우리 먹거리로 건강을 지켜보자. 무엇보다 기침감기가 유행하는 가을에 적합한 과일은 바로 배이다. 배는 시원하고 단맛이 있는 과일로 아주 오래전부터 식용되었다. 배는 3,000년 전 재배되기 시작했고, 배의 맛에 반한 그리스의 역사가 호머는 '신의 선물'이라고까지 하였다.

한국에서는 삼한시대부터 배나무를 재배한 기록이 나온다. 중국의 신당서新唐書에는 발해의 명물로 오얏과 배가 나온다. 고려사식화지(食貨志)에는 배나무의 식재에 관한 기록이 나와 고려시대에 배의 재배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야생의 돌배였고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품종은 일본에서 개량되어 들어 온 것이다. 배는 표주박 모양의 서양 배, 그리고 중국배 등이 있다. 일본과 우리가 주로 먹는 배는 남방형 동양 배로 분류된다. 우리 배는 배즙이 풍부하고 단맛이 좋아 수출도 많이 하고 있다.

배는 주로 생과일로 먹지만 통조림이나 배잼으로도 이용된다. 배에는 연육 효소가 들어있어 소화도 잘되게 해서 식후 디저트 과일로도 적합하다. 또 고기를 연하게 하는데 넣으면 좋고 육회에 곁들여도 좋다. 배를 이용한 전통 음료로는 배숙이 있고 배화채도 널리 먹는 음료이다.



배에는 수분이 8588%이고 열량은 배 100g당 약 50kcal 정도이다. 배는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주성분은 탄수화물이고 당분(과당 및 자당) 1013%, 사과산·주석산·시트르산 등의 유기산, 비타민 BC, 섬유소 등이 들어 있다.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어 감기나 해소, 천식 등에 좋다, 특히 가래와 기침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고, 목이 쉬었을 때나 배가 차고 아플 때 증상을 완화해 준다

그밖에 해독작용이 있어 숙취를 없애기도 한다. 배에 많이 들어 있는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수분 부족으로 변비가 생겼을 때 변을 부드럽게 해 변비를 예방한다.

배는 어떤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배는 껍질이 탱탱하며 묵직한 것을 고르고 상처가 없는 것이 좋다. 온도는 1~5에 보관하는 것이 좋은데 냉장고에 넣어 두고 즐기면 된다대략 보관일은 1주일 정도가 적당하며배는 신문지에 싸서 냉장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최근 COVID-19를 이겨내고 싶은 마음에 면역 음식을 많이 찾게 된다. 대개 코로나 증상은 목이 아프거나 열이 나는 호흡기질환의 증상으로 찾아온다. 과거 우리 조상들도 이러한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였다. 조선 초기 세종의 어의(왕의 의사)였던 전순의도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호흡기질환 예방과 치료에 좋은 것인지 그의 식사요법 책인 <식료찬요>에 자세히 남겼다. 그런데 전순의가 추천한 과일은 바로 배였으니 놀랍다. 우리 조상들도 배의 효능을 잘 알고 있었다.

갑자기 생긴 해수(기침과 가래증상)를 치료하려면 배 1개에 50개의 구멍을 내고 구멍마다 산초 1개씩 넣고 밀가루로 싼다. 뜨거운 재에 구워 익으면 꺼내어 식기를 기다렸다가 산초를 제거하고 먹는다. 기침을 금방 낫게 하려면 좋은 배를 구해서 씨를 빼고 갈아 즙을 낸 다음 1개의 차 끓이는 주발에 산초 40개를 넣고 1번 끓으면 찌꺼기를 제거하고 검은 엿 1 대량을 넣어 다 없어질 때까지 조금씩 삼킨다.“





그럼, 손쉽게 배숙을 한 번 만들어 보자. 먼저 생강 20g은 껍질을 벗기고 씻어 얇게 저미고 여기에 물을 부어 생강차를 끓인다. 그리고 배는 껍질을 벗긴 후 슬라이스(두께 1cm)를 해 꽃모양으로 잘라 거기에 까만 통후추(혹은 산초)를 박는다. 생강차에 넣고 설탕도 함께 넣어 배가 투명 할 때까지 끓여 마시면 된다. 갈증이 나면 꿀에 재운 배를 꽃 모양으로 만들어 오미자 국물에 띄워 만드는 배화채도 건강에 좋다. 그 뿐만이 아니다. 배의 속을 동그랗게 파내고 속에 백김치를 넣어 담그는 배백김치도 있다. 그리고 가을철에 특히 맛있는 무에 배를 섞어 담는 배깍두기도 이 계절에 맛있다.

올가을, 달고 시원한 우리 과일인 배로 기관지 건강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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