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4000리 날아… ‘부산갈매기’ 러시아서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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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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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부산갈매기’로 불리는 붉은부리갈매기의 사계절 이동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22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붉은부리갈매기는 늦은 봄 러시아 북동부에서 번식한 뒤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과 필리핀 등지로 최대 9000여㎞를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붉은부리갈매기는 우리나라 해안가나 습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겨울철 한국에서는 낙동강 하구를 비롯한 부산, 경북 포항 등 남동해안 일대에서 많이 보인다. 북위 42~65도의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번식한다. 우리나라 외에도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등지에서도 월동한다.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대표 응원가인 ‘부산갈매기’ 속 갈매기가 이 종이다. 이름대로 부리가 붉고 귀깃은 검다. 여름에는 머리가 밤색으로 물든다.


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붉은부리갈매기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2021년 3월과 2022년 1, 3월 경북 경주와 포항에 서식하는 9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하고 약 2년간 위치를 파악해왔다.



센터에 따르면 이들은 3월 중순∼5월 중순 북상을 시작해 짧게는 13일, 길게는 72일 동안 날아 그해 5월 말부터 6월 중순 사이 러시아 하바롭스크 북동부 지역과 마가단주 및 사카자치공화국 동남부 콜리마강 인근 습지에 도착해 번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한 9마리 가운데 4마리는 러시아 번식지에서 추적장치신호가 멈춰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나머지 5마리는 7월 초∼8월 초 남하를 시작해 76∼162일을 날아 10월 중순에서 12월 사이 경주, 포항, 울산, 부산 일대에서 월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마리는 필리핀 루손섬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번식지에서 한국 월동지까지 이동 거리는 평균 5687㎞이며, 최장 이동 거리는 필리핀까지 날아 9054㎞에 이른다.

허위행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붉은부리갈매기의 국가 간 이동경로와 서식지, 생태정보는 향후 붉은부리갈매기 개체군의 보호·관리뿐 아니라 기후변화 관련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송민섭 선임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222515456?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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