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에도 3년만에 '봄'이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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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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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오른 카네이션 꽃값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손님들이 꽃을 고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국내 생산량이 줄었던 카네이션은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첫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선물하려고 찾는 이들이 늘면서 가격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모처럼 어버이날 대면 면회가 가능해져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께 카네이션을 안겨 드리려고 사러 왔어요.”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만난 최모 씨(62)는 꽃바구니를 든 채 이같이 말하며 환히 웃었다. 최 씨는 “어머니가 건강하셨을 때 가장 좋아하시던 꽃이 카네이션이었는데, 이제 만나 뵙고 드릴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6일) 등 기념일이 몰린 5월을 맞아 꽃집이 오랜만에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념일에도 외부행사와 만남을 자제하던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모처럼 선물할 꽃을 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 급등은 꽃 시장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비자 중에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6일 양재 화훼공판장은 선물할 카네이션 바구니와 꽃다발을 품에 안은 이들로 북적였다. 꽃가게 앞에는 미리 주문받은 꽃다발이 가지런하게 진열돼 있었다. 다만 손님 상당수는 오른 가격에 당황한 표정이었다.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산 양모 씨(67)는 “작년에는 한 바구니가 2만 원이었는데 오늘은 3만5000원 주고 샀다”며 “부모님을 찾아뵙고 꽃다발을 안겨드리고 싶어 나왔는데 비싼 가격에 구매를 잠시나마 망설였다”고 했다.


꽃을 들여오는 경매가도 오른 탓에 상인들 표정도 밝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1∼8일 평균 카네이션 경매 낙찰가격은 한 단(20송이)에 835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16원)보다 32.2%, 2020년 같은 기간(4864원)보다 71.7% 올랐다. 이날 본보 기자가 만난 상인 10명 중 9명은 “카네이션 경매 가격이 많이 올라 팔아도 남는 게 없다”고 했다.


화훼농가도 한숨을 내쉬는 건 마찬가지다. 전남 장성에서 화훼농원을 운영하는 김모 씨(50)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름값과 자재값이 올라 온실 유지비를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했다.


화훼업계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데다 유류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겹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보고 있다. 홍영수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꽃 생산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거리 두기 해제 후 소비가 늘어난 결과 일시적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앞으로 꽃 소비가 지속되면 재배 종목을 바꿨던 농가들이 다시 꽃을 키우면서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혜진 기자 / 이승우 기자


출처: 동아일보(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509/113287815/1)

썸네일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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