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없는 인간들에게 끌린다… ‘소식좌’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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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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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밥상머리에서 깨작거리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 복 달아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제 반대가 돼가고 있다.


식탐이 결여된, 그래서 밥을 새모이만큼만 먹는 이른바 ‘소식좌’들이 각광받고 있다. 소식(小食)에 1인자를 뜻하는 유행어 ‘좌’(座)를 붙인 신조어로, 새로운 ‘먹방’ 트렌드를 구축했다. 방송인 박소현(51)씨가 최근 각종 예능 섭외 1순위로 떠오른 이유는 특유의 밥맛 없음 때문이다. 과자 한입(하나가 아니라)을 오물거린 뒤 “배부르다”며 지친 표정을 짓고, 아이스 바닐라 라테 한 잔으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며, 저녁에는 따뜻한 바닐라 라테로 공복을 달래는 식습관이 일종의 진기명기처럼 받아들여진 것이다. 인기에 힘입어 웹예능 ‘밥맛 없는 언니들’이 지난달부터 절찬리 방영 중이고, TV 및 각종 유튜브 콘텐츠가 쏟아진다. 소식좌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육류 업체도 등장했다. “한입이면 충분하다”는 표어와 함께.


◇맥시멈에서 미니멀로

그간 한국 대중문화계 먹거리 열풍을 주도해온 건 차력에 가까운 폭식 먹방이었다. 삼겹살을 몇 겹씩 집어 입안 가득 쑤셔넣거나, 기름진 음식을 한상 가득 올려놓고 먹어치우며 시청자의 대리만족을 실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소식좌’가 물길을 바꿨다. 입 짧기로 유명한 개그맨 안영미(39)는 포장용 비빔밥 한 그릇을 아침·점심·저녁에 걸쳐 나눠 먹고, 모델 주우재(36)는 도넛 한 입으로 아침 식사를 끝낸다. 힙합 작곡가 코드쿤스트(본명 조성우·33)는 바나나 2개와 고구마 따위를 하루 식량으로 삼을 따름이다. 이들의 소식은 다이어트가 아니라 그저 식욕 부족 탓이기에 억지스러운 연출이나 연기가 필요치 않다. 카메라 앞에서 맛있는 표정조차 지어보이지 않는 이들의 먹방이 참신해보이는 이유다.


*이하 세부내용 생략


조선일보 정상혁 기자

* 기사, 썸네일이미지 출처: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2/08/09/TZ5IIHC2SBCDTACUFZM7XPAXT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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